태양광 발전시설 보급이 본격화한 지 10년을 맞은 일본에선 ‘태양광 패널 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NHK는 최근 ‘태양광 패널의 대량 폐기 시대가 다가온다’는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수명이 다한 태양광 패널이 산업 폐기물로 쏟아져 나올 때에 대비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은 총 4400t이었지만, 2040년쯤에는 180배가 넘는 연간 약 8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설치한 지 20~30년이 지나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이 나오는 데다, 매년 태양광 사업을 포기하는 개인과 사업자가 점차 늘어나 태양광 패널 폐기 문제가 앞으로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 ‘2040년 문제’라고 따로 이름을 붙일 정도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패널의 폐기와 관련한 제도가 미비하고, 폐기 방법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발전 사업자의 경우 태양광 패널 재활용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어, 수명이 다한 태양광 패널이 대량 매립되거나 불법 투기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호소다 에이지 추부대 교수는 “많은 사업자가 패널 재활용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매립을 선택할 것”이라며 “매립지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재활용 폐기 방안이 시급히 나오지 않으면 불법 투기나 부정 수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NHK에 말했다.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에서는 아예 폐기 방법을 모르거나, 폐기 비용이 예상보다 비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NHK가 패널 판매점과 제조사 등 전문 업체 20여 곳을 조사한 결과, 평균 철거 비용이 20만엔(약 208만원)으로 집계됐다. 재활용 업체를 이용할 경우 철거 비용이 50만엔(약 520만원)까지 치솟는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태양광 패널의 불법 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를 매각하고 얻은 수입의 일부를 철거 및 폐기 비용으로 미리 적립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태양광 패널을 재가공해 농업용 흙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체 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